1990년 10월 18일
성악가 배정숙
미국 동부지역 음악가 대표단의 일원으로 선발되어 지난 10월 14일 뉴욕 J.F.케네디 공항을 출발하여 일본을 경유 북경에서 하루밤을 자고 16일 조선 민항편으로 평양에 도착 했다 비행기를 타자마자 김일성 장군의 노래가 우렁차게 나왔다 [이번 범민족 통일음악회는 작곡가 윤이상 선생의 발기로 음악으로 부터 먼저 통일잔치를 치르자고 하여 분단 45년 이래 처음으로 남북한,해외동포 예술가 600명이 참가한 통일염원 대축제였다].
내가 참가했던 동기는 말로만 듣던 이북의 실상과 예술가들의 활동을 직접 보고 싶어서였다
평양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통일이란 의미는 내게 추상적 명사에 불과 했으나 평양 비행장에 내려서 차거운 저기온에도 불구하고 갑사 치마 저고리를 한복을 입은 인민들이 진달래꽃을 흔들며 열렬히 우리들을 환영하며 통일의 열망을 애타게 목마르게 외치는 시민들을 대했을때 꿈에서 깨듯 그제서야 통일이란 의미가 내 가슴을 파고 들어왔다
비록 이 시민들이 동원 되어 나왔다 할찌라도 이들이 외치는 통일이란 구호가 공허한 구호에 그치지 않고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염원이 가슴에서 가슴으로 전해지는 것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이들의 순수한 열정은 어떠한 정치색도 어떠한 정치가의 힘도 배제되고 오직 평범하고 약한 보통 백성들의 순수한 모습을 보는것 같았다.
비행장에서 안내원을 따라 버스편으로 고려호텔에 도착했다. 고려호텔은 일반 서민들의 출입이 통제되고 특수층(당의 허락을 받은 사람)만 출입이 허용되는 최고급 호텔이었다.이 호텔은 에스카레이터가 장치되어있고 내부는 대리석으로 꾸며진 화려하고 으리으리한 최고급 인테리어로 장식되어 있었다 나는 세계적인 븍한의 카드색션을 관람했고 소년 궁전에서 천재 교육을 받는 어린이들도 직접 만나보고 작품도 한점 선물 받아왔다
18일은 개막식을 하고 저녁에 연회가 있었으며 19일 첫 연습날 부터 연주곡모음을 가지고 남북의 의견이 엇갈렸다
그당시 북측에서 금지된 남측의 음악은 작곡가 김동진 님의 노래는 무조건 금지곡이었다
이유는 김동진님이 월남을 했기 때문이다
채영섭 작곡그리운 금강산도 금지곡에 포함이 되어있었는데……
노래 가사에 “더렵힌지 “몇몇해……. 바로 그러한 이유에서다
필자는 김순애의 그대있음에를 준비 했었는데 북측의음악 담당자들과 가사를 꼼꼼이 보여주고 내용을 설명한후 그들의 회의를 거쳐 겨우 부를수 있는 허락이 떨어졌다. 나서기 좋아하는 필자는 열심히 그들을 설득하고…. 당신들이 통일을 목적으로 음악회를 주최하는데 이까짓 노래가사 가지고 의견이 안맞아서야 어찌 우리가 통일을 논하겠냐고 으름짱도 놓고 ~~ ㅎㅎ 아뭏든 남측에선 여자 성악가 한명과 김덕수 사물놀이패, 김병기(가야금) 국악인들이 참여하였다 며칠동안 남과 북의 노래로 공연을 하곤 마지막 종합 공연에선 또다시 북측의 요구대로 100 퍼센트 이북의 가곡 들로만 연주했다. 북측은 절대로 우리들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한다
북의 노래는 모두 전쟁을 바탕으로 싸우고 피흘리고 … 뭐 그런 내용의 가사들이었다
남과북이 통일을 염원하고 있지만 양측의 위정자들의 목적이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닌 사상과 이념,혹은 개인의 공적을 위해서라면 우리들이 염원하는 통일은 오랜 시간이 걸릴것 같다


